-
흔히 인간관계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개인적인 혹은 정서적인 관계로 정의하고는 한다. 이러한 인간관계의 본질은 말하는 태도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관계가 깊으면 깊을수록 상대방에게 편하게 말하는 것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있는데, 서로 관계가 깊어질수록 일방 혹은 쌍방이 예의를 중시하지 않는 일이 흔하다. 따라서 관계의 깊음과 예의는 일반적으로 반비례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관계성과 예의를 지키는 정도가 반비례함이 필연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예의란 어디까지나 예로써 올바르게 나타내는 존경을 뜻하는 단어이며, 예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관계와 무슨 인과관계를 가지는가? 따라서 관계를 맺을수록 무례하게 대하는 것은 그러한 이들의 불성실함 혹은 나태함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친밀함을 핑계로 본래 지켜야 할 예의를 망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의를 지킬 필요성을 이러한 자들에게 설파하기는 쉽지 않다. 예의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는 말이라는 점에서 인위적인 절차를 강요하는 예법과는 엄연히 구분되지 않는가? 이러한 도리란 근본적으로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이는 토양의 영양과 같아 억지로 공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때로는 관계를 멀리하거나 관계 맺기를 거절하는 것을 그 해결책으로 삼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로서 살아가다. (0) 2022.02.17 블루 아카이브 총력전 경쟁에 관한 생각 (0) 2021.12.08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가 (0) 2021.07.26